[인터넷은행 성공조건]”작은 실현들이 가능한 생태계 조성돼야”[인터뷰]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인력‧기업 빨아들이는 생태계’ 룩셈부르크를 배워야”

By 2015년 11월 30일 NEWS No Comments
[인터넷은행 성공조건]”작은 실현들이 가능한 생태계 조성돼야”[인터뷰]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인력‧기업 빨아들이는 생태계’ 룩셈부르크를 배워야”
김남희 기자  |  nina@econovill.com
 페이게이트 박소영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평가를 도입 전부터 내릴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사용자가 인터넷은행을 선택할지, 말지 선택권을 주는 금융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는 뜻이다.

‘은행업(뱅킹)’을 권위나 국가 정책, 허가해주는 이권사업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서비스의 개념으로 쓰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은행업’이 아닌 전자금융업, 결제서비스업으로 인가받은 핀테크 업체들이 뱅킹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것 자체가 ‘은행’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뱅크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한국처럼 은행법으로 설립된 제한된 숫자의 몇 곳만이 ‘은행’을 쓸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은행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사업 개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생태계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수백억 자본금의 인터넷은행이 아닌, 소규모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지닌 인터넷은행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등만이 살아남는 문화는 다양성을 해친다, 유럽의 지혜를 배우자

유럽이 선진국이 된 문화적 특성 중 하나는 1등만을 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등만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아니라 2등, 3등도 다양성의 측면에서 중요하게 여긴다. 규모와 능력에 따라 각기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럽 금융인들은 1등은 수익과 명예가 크겠지만 1등이 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고 말한다. 또 노력한다고 다 1등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1등을 하면 좋겠지만 1등 바로 뒤에서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이는 2등도 제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들인 비용에 비해 수익도 더 클 수 있다고 본다.

노키아가 무너졌을 때 세계는 핀란드 경제가 붕괴할 것으로 점쳤지만 그렇지 않았다. 작은 업체가 생존, 진화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키아에서 금융서비스를 담당하던 이들이 나와 소규모로 설립한 ‘미스트랄 모바일’, 전 유럽에서 온라인 지급결제를 제공하는 ‘홀비’, 모바일 대출 서비스를 유럽 20개국에서 실행하고 있는 ‘페라툼’ 등 핀란드 기업들은 유럽 핀테크계를 이끌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작게는 10~20명 직원으로 시작해 현재 ‘뱅크’ 타이틀을 얻은 회사로 성장했다. 심지어 이들은 전자금융결제업 등의 인가를 받았지만 스스로를 ‘은행업자’라고 소개한다. 소규모 업체도 좋은 서비스만 제공하면 성장할 수 있고, 유럽 사람들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곧 은행’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의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자본금 500억원대’라고 큰 기준만 마련해 놓게 되면 작은 인터넷은행은 설립조차 할 수 없게 돼버린다. 1등 규모의 은행만 키우는 생태계가 아니라 크든 작든 제 몫의 은행을 소화해내는, 그래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오히려 큰 은행 몇 개가 금융계를 좌우하게 되면 그 기업이 잘못됐을 때 오히려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너진 거대기업 노키아처럼 말이다. 생태계만 조성되면 많은 핀테크업체와 크고 작은 기업과 이용자 등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영위하며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인력 기업 빨아들이는 생태계’ 룩셈부르크를 배우자

일례로 아일랜드에는 구글을 비롯한 무수한 IT기업, 핀테크기업,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30대 젊은 인력이 아일랜드로 이동해오면서 아일랜드의 부동산 시장이 활발해지고, 상권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평균 인구 연령까지 낮추고 있다. 기업을 키워주는 생태계가 되면서 아일랜드는 그를 통한 부가가치를 얻게 된 셈이다. 이를 벤치마킹한 영국과 룩셈부르크도 다양한 기업체와 접촉하며 적극적으로 나라를 홍보하고 있다.

유럽 대표 금융국가인 룩셈부르크는 일찌감치 정부가 나서서 크고 작은 IT업체와 핀테크 기업 유치에 나섰다. 인터넷은행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금융 토양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미 룩셈부르크에는 페이팔, 아마존 페이먼트, 페이캐쉬, 디지캐쉬, 이베이, 아이페이모, 아이튠즈 등 핀테크와 정보통신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룩셈부르크는 지금보다 더 e-비즈니스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IT 강국의 기업들과 접촉하며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유럽에 몰리면 생태계가 조성될 뿐 아니라, 다른 업종도 동반 성장하게 된다. 특히 영국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3년 영국의 핀테크 산업 성장률은 600%인데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성장률(190%)의 3배 이상인 수치다.

정부 주도로 국내 인터넷은행 설립이 급진전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도입자체가 늦었다는 점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 늦은 만큼 오픈된 시장으로서의 핀테크 생태계를 다양하게 이끌어갈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앞설 수 있다. 다른 회사가 망해야 경쟁자가 줄어든다는 폐쇄적 마인드가 아니라, 산업의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쪽으로 동반성장하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라고 생각한다. 거제도에서 살고 있는 여성 사업가 A 씨가 종잣돈 20억원으로 거제도 내 어린이전문인터넷은행을 세워, 작게 금융업을 시작할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상화폐라는 도구는 얼마든지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핀테크 업체는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거머쥘 수 있는 ‘기린아’로 인식되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섣불리 만만하다고 덤벼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핀테크는 곧바로 소비자와 연결되기 때문에 평가도 냉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페이게이트는 다양한 금융사와의 결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인터넷 전자지불서비스를 제공하는 1998년부터 제공 중이다. 다양한 금융사들과의 결제 제휴를 할 수 있는 일종의 포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창업 당시 처음부터 해외 금융사와의 사업 제휴부터 뚫은 경우다. 홍콩, 일본, 독일, 미국 등 제휴업체를 키우는 데 17년이 걸린 셈이다.

내년에 집중할 사업은 ▲크로스보더 모바일 결제와 ▲환전 ▲외화송금이다.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 9월에 달성해 내년 사업계획을 상향 조정했다. 페이게이트는 자체 환전소를 보유하고 있는데 172개 커런시를 기반으로 크로스보더 결제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원화, 달러, 엔화, 유로화, 비트코인을 주요 취급 커런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의 알리페이와 CUP 텐페이로부터 달러정산 또한 수행해 오고 있는 중이다. 국내 최초로 환전 업무를 동시에 겸하는 전자금융업자로서 외국환거래법 시정에 발맞춰 자체 환전소를 통해 해외 송금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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